초무침을 하려고 오징어를 삶았는데 접시에 올릴 때는 부드러웠던 살이 금세 질기고 오그라든 경험이 있다면, 문제는 대개 양념보다 칼집과 가열 시간에 있다. 오징어는 열을 받으면 단백질이 빠르게 수축하는 재료여서 오래 삶아 부드럽게 만드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몸통에는 얕은 사선 칼집을 내고, 팔은 따로 짧게 익히는 것이 탱글한 식감을 지키는 핵심이다.

칼집은 몸통 안쪽에 얕고 촘촘하게 낸다

몸통 안쪽에 칼을 눕혀 얕은 마름모 칼집을 내는 과정.
몸통 안쪽에 칼을 눕혀 얕은 마름모 칼집을 내는 과정. · AI 생성
손질한 오징어 몸통은 껍질이 붙었던 바깥면보다 매끈한 안쪽 면이 위로 오게 펼친다. 칼을 세우지 말고 비스듬히 눕혀 한 방향으로 가는 선을 낸 뒤, 반대 방향으로 다시 그어 마름모 무늬를 만든다. 이 칼집은 보기 좋게 말리는 효과뿐 아니라 두꺼운 살에 열이 고르게 닿도록 돕는다.
중요한 것은 깊이다. 칼끝이 몸통 살의 절반을 넘지 않게 하며, 바닥까지 관통시키지 않는다. 너무 깊으면 데치는 동안 칼집 사이가 벌어져 살이 조각나고 수분도 쉽게 빠진다. 몸통이 작고 얇다면 마름모 칼집 대신 한 방향 사선만 성기게 넣어도 충분하다. 칼집을 낸 뒤에는 먹기 좋은 폭으로 자르되, 너무 가늘게 썰지 않아야 수축했을 때 형태가 남는다.

물은 팔팔 끓인 뒤, 몸통과 팔을 나눠 넣는다

냄비에는 오징어가 잠길 만큼 넉넉히 물을 붓고 뚜껑을 연 채 강하게 끓인다. 물이 미지근한 상태에서 오징어를 넣고 함께 끓이면 가열 시간이 길어져 살이 단단해지기 쉽다. 소금이나 맛술을 꼭 넣을 필요는 없지만, 비린 향이 신경 쓰이면 물이 끓을 때 향채 한 조각을 더하는 정도는 가능하다. 다만 향이 강한 재료를 많이 넣으면 오징어 특유의 단맛이 묻힐 수 있다.
먼저 두꺼운 몸통을 넣는다. 칼집이 벌어지고 가장자리가 말리기 시작하면 뒤집어 전체 색을 확인한다. 대체로 짧은 시간 안에 익지만, 정확한 시간은 몸통의 두께와 냉장 상태, 한 번에 넣는 양에 따라 달라진다. 몸통이 불투명한 흰빛으로 바뀌고 중심의 투명한 기가 거의 사라지는 시점에 꺼내는 것이 기준이다. 가는 팔은 몸통보다 더 빨리 익으므로 마지막에 넣어 색만 바뀌면 바로 건진다.
끓는 물에서 몸통의 칼집이 벌어지기 시작한 오징어.
끓는 물에서 몸통의 칼집이 벌어지기 시작한 오징어. · AI 생성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은 해산물은 충분히 익히되, 식감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오래 가열하지 않는 조리 습관이 좋다고 조언한다.

데친 뒤 찬물은 오래 담그지 말고 열만 끊는다

건진 오징어를 그대로 두면 남은 열로도 수축이 이어진다. 찬물에 잠깐 헹구거나 얼음물에 짧게 담가 중심 열을 끊은 뒤 곧바로 체에 밭친다. 여기서 오래 담가 두면 표면이 물을 먹고 맛이 옅어지며, 무침 양념도 묽어질 수 있다. 특히 칼집을 많이 낸 몸통은 틈 사이에 물기가 남기 쉬우므로 가볍게 흔들어 물을 뺀다.
초무침이나 샐러드에 쓸 때는 완전히 식힌 다음 썬다. 뜨거운 상태에서 양념을 넣으면 채소에서 물이 더 나오고, 오징어 표면에도 양념이 균일하게 붙지 않는다. 데친 뒤 바로 먹을 것이라면 체에서 김만 빠지게 둔 후 참기름이나 소스를 곁들이는 편이 낫다. 반대로 국물 요리에 넣을 오징어는 따로 데치지 말고 국물이 완성되는 마지막 단계에 넣어 짧게 익히는 방식이 어울린다.

남은 오징어는 다시 데치지 않고 차갑게 보관한다

한 번 데친 오징어가 남았다면 넓게 펼쳐 표면의 수분을 닦고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한다. 무침 양념까지 버무린 상태보다 오징어만 따로 보관해야 물이 덜 생긴다. 다음 끼니에 먹을 때는 다시 끓는 물에 데치기보다 차가운 상태로 무치거나, 볶음 요리의 마지막에 넣어 팬의 열로 짧게 데우는 편이 식감 손실을 줄인다.
짧게 식힌 오징어의 물기를 체에서 빼는 모습.
짧게 식힌 오징어의 물기를 체에서 빼는 모습. · AI 생성
냄새가 평소보다 강하게 나거나 표면이 지나치게 미끈거리고 색이 달라졌다면 조리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생오징어를 고를 때도 살이 탄력 있고 몸통의 막이 지나치게 벗겨지지 않은 것을 택하면 손질 중 찢어짐이 적다. 냉동 오징어는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해 나온 물을 닦은 뒤 칼집을 내야 물러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오늘 오징어를 데친다면 몸통 안쪽에 얕은 사선 칼집부터 내보자. 물이 충분히 끓은 뒤 몸통을 먼저 넣고, 불투명해지는 순간 팔을 더해 함께 건진다. 찬물에는 열이 끊길 만큼만 짧게 헹군 뒤 물기를 빼면, 양념을 많이 더하지 않아도 오징어 본연의 탄력과 담백한 맛을 살릴 수 있다.

본 기사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